다문화 포용

2011.08.08

[매일경제] 주광일 前서울고검장

美변호사시험 최고령 합격 김대중 정부 당시 서울 고검장과 국민고충처리위원장(현 국민권익위원장ㆍ장관급)을 지냈던

 주광일 세종대 석좌교수가 만학의 꿈을 키워 미국 워싱턴 DC 변호사 시험에 최근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68세인 주 전 검사장은 이번 시험 합격자 중 최고령이다. 워싱턴 DC 변호사 시험은

미국 내 로스쿨에서 26학점 이상 이수 요건을 갖춰야 치를 수 있는 데다 주관식 문제가 많아 다른 주 변호사 시험보다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틀 동안 치러진 이번 시험에서도 응시자 중 합격률이 48%에 불과했다.

주 전 검사장은 8일 워싱턴 DC 항소법원에서 선서식을 하고, 정식으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주 전 검사장은 1965년 사법시험 5회 합격 때는 만 22세로 당시 최연소로 검사에 임관했다. 주 전 검사장은 3일 기자들과 만나

"마흔이 넘어가면 사람들이 대체로 도전의식을 갖지 않는데 그 이상 나이가 돼서도 공부하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미국 변호사 시험 응시 배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미국 활동 계획은 없다. 곧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 변호사 시험에 도전하려는 학생들뿐 아니라 주경야독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 전 검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로비나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변호사들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성을 갖추고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한국인이 많지 않다"면서

"지난 7월 국내 법률시장도 개방되는 등 글로벌 시대에 국적 있는 변호 활동을 위해서라도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갖춘 이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50개주 변호사 시험에 도전해보겠다는 사람들을 위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의 회원이 1만명에 이를 정도로

미국 변호사에 도전하려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도전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격려했다.

주 전 검사장은 1974년 미 국무부 초청으로 조지타운대와 조지워싱턴대에서 공부했다. 검찰 재직시절 영어 실력이 뛰어나

1978년 이른바 `코리아게이트`라 불린 박동선 사건 당시 수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미국 검찰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시드니 셀던의 소설을 영어로 모두 다 읽을 정도로 지금도 영어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 2006년 환갑을 넘은 나이에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을 졸업하는 등 만학열을 불태웠고,

경희대, 한림국제대학원과 사이버 대학인 MD 커크 로스쿨에서 법학을 가르쳐 왔다.

특별수사통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 수사 때 검시를 직접 맡으며 검사로서 유일하게 수사에 참여한

주 전 검사장은 검사 시절 원칙과 소신, 엄정한 법집행을 강조해 후배들로부터 `주독(朱毒)`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l 2011.08.04 17:13:05

 

출처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506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