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포용

2012.06.25

[국민일보]재능 나눔을 통해 무료 통역 서비스 펼치는 BBB코리아 유장희 회장

 

[미션라이프] ``BBB코리아의 언어재능 나눔을 통해 내·외국인간 언어장벽을 허물어 다문화사회로 가는 대한민국의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21일 서울 한남동 사무실에서 만난 유장희(71) 회장은 (사)BBB코리아(이하 BBB)의 미래에 대한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BBB는 ``Before Babel Brigade``의 약자로 바벨탑 이전의 ``언어장벽``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언어·문화 봉사단이라는 뜻이다. BBB는 42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4시간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언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봉사자들은 각자의 외국어 능력을 활용, 대가나 보상 없이 내·외국인간의 소통을 돕는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뿐만 아니라 베트남어 몽골어 등 18개 외국어 통역이 가능하다. 국내외 어디서든 ``1588-5644``로 전화하면 해당언어 통역봉사자와 30초 안에 통화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bbb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스마트폰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소망교회에 출석하는 유 회장은 ``BBB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이어령 고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져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며 ``좋은 나눔 프로그램을 세계화해 다른 나라에도 전파시키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최근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브라질 관계자들이 방문, 4박5일 동안 노하우를 배워갔다.

BBB는 2002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2년 서울 핵 안보정상회의, 여수세계박람회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개최되는 수많은 국가적 행사에서 성과를 드러내며 한국의 국격 향상에 이바지했다. 

특히 국내에 외국인이 140만~150만에 이르면서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BBB의 역할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BBB는 택시, 병원, 백화점 등 일상생활에서의 통역부터 소방서 및 경찰서에서의 응급·위급 상황, 다문화가정·외국인근로자 관련 심층대화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에는 아산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이 수여하는 제23회 아산상 재능나눔상을 받았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과 부총장을 지내고 정년퇴임한 유 회장은 7년 전부터 BBB 이사로 참여해 영어권 자원통역자로 봉사해왔다. 2010년 국제문제와 언어문제에 대한 높은 전문성이 인정돼 회장으로 선출됐다.

봉사하면서 보람있었던 일을 묻자 유 회장은 외국인 환자 이야기를 꺼냈다.

``급성 폐렴으로 위급한 외국인 환자가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간호사와 의사소통이 안돼 저와 전화연결이 됐습니다. 간호사가 환자에게 묻고 싶은 것을 제게 말하면 제가 환자에게 전하고 다시 환자 말을 간호사에게 전하는 식으로 입원까지 도왔습니다``

유 회장은 BBB 서비스의 편리성도 소개했다. 전화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이 다시 전화를 했을 때 처음에 통화했던 사람에게 다시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ARS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인데 BBB에서는 이 문제를 개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월엔 정부의 동반성장위원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동반성장이라는 것도 나눔의 정신입니다. 동반해서 같이 나누자는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상생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요즘 그의 기도제목은 극동의 작은 나라이지만 작은 것을 들어 크게 쓰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일조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유 회장은 ``한국인의 DNA가운데는 어려운 지역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을 주님께 인도하는데 특출난 재능이 있다``며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세계를 향해 쓰고자 하는 크리스천들의 동참을 적극 권면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URL :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177075&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