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아름 / 일본어

2020.08.20

강남구 압구정동 길에서...

#기타#사건/사고
경찰분이 전화해 오셨네요. 두 번에 걸쳐서... 스피커폰으로 해놓고 일본인에게 통역을 해달라고... 내용은, 길에서 수상한 사람을 잡아서 신문을 하니 일본인이었나봅니다. 그 붙잡힌 사람은 일본인이 아닌 척을 해야했는 지, 영어 단어로 간단간단하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데 알아들리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경찰관이 요청하는 대로 통역을 했죠. 본인의 여권이나 외국인 등록증을 제시해달라고. 그렇지않으면 체포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그 사람은 제 말을 알아들었을 것같은데 반응은 영어 단어를 몇마디 중얼거리듯 나열하는 정도였습니다. 똑같은 통역을 약 세차례나 했건만... 경찰관은 마지막 경고라고 또 같은 부탁을 하여 통역을 했는데, 상황은 같았어요. 해서 할 수없이 체포한다며 다음과 같은 고지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1. 당신은 여권이나 외국인 등록증을 제시하지 않아 출입국 관리법 위반으로 체포합니다. 2. 변명할 기회는 있습니다. 3.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4. 당신은 체포 후, 체포 구속 적부심을 받게 됩니다. 여기까지 통역하고 종료했는데, 통역하다 보니 제가 1980년 대에 오사카에 살던 시절에 있었던 비슷한 사례가 떠올랐습니다. 저희 남편과 함께 오사카에 파견 근무를 하시던 분의 일입니다만, 어느날 교통위반으로 걸려 파출소에 연행되어 조사받을 때였는데, 경찰관의 말을 듣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가 가능했던 분인데, 그 분은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며 영어로만 답변했었다는 이야기를 남편한테 전해듣고 한참을 웃었던 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