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탈리아에 갔을 때 할 수 있는 말은 'amen(아멘)'뿐이었다.
아이가 돼버린 기분, 그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기에 어느 통화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최선을 다해 그 상황에 함께했다.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잘할 수 있는 일.
이것이 김혜경 씨의 bbb다.
bbb와의 만남은 신문을 통해서였다.
어느 기업인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bbb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김혜경 봉사자는 bbb야말로 제대로 봉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
"저도 유학생활을 해봤잖아요.
외국에서는 길 모르고, 말 모르면 그냥 어린애예요.
제가 외국생활에서 겪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나와 같은 마음일 사람들을 생각한 거죠.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어요."
대부분의 상황들은 타지에서 겪은 곤란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하나같이 저마다의 다급한 상황 속에서 도움을 필요로 해 안타까움이 컸다.
때문에 김혜경 봉사자는 단 한 통화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는 bbb를 '119 구조대'라고 말했다.
꼭 필요한 일, 당장 필요한 일이라는 의미다.
"할 수 있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있어요.
또 잘할 수 있는 일도 있잖아요.
제게 bbb 활동은 이 세 가지가 다 들어맞는 일이에요.
돌아보면 결국 나를 위한 일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어깨동무하고 행복하자고 하는 것이죠.
저는 bbb 활동을 단순히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나를 기쁘게 하니까요."
김혜경 봉사자 (52세, 대구가톨릭대학교 인성교육원 교수)
유학생활을 포함해 20년 간 로마에서 살았습니다.
2013년부터 bbb 이탈리아어 봉사자로, 특별히 인천공항 특임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인류의 꽃이 된 도시, 피렌체』『일곱 언덕으로 떠나는 로마 이야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