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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9

[중앙일보] BBB 운동 3년 월 1천회 '언어의 벽' 깼다

[전화 통역 서비스 … BBB 운동 3년] 월 1천회 ''언어의 벽'' 깼다 ''한국에 오실 때 언어 문제는 걱정 마세요'' 휴대전화를 통해 통역 등의 도움을 주는 언어.문화 봉사단인 한국BBB운동(회장 이제훈)이 25 일 출범 3주년을 맞는다. BBB운동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대표번호(1588-5644)로 전화를 걸면 해당 언어 자원봉사 자의 휴대전화로 자동 연결돼 통역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2년 출범 이 후 3년 동안 4만5000여 건의 통역을 해 준 이 운동은 국제행사가 없는 평상시에도 월평균 1000여 명의 외국인에게 도움을 주는 등 국내 최대의 언어봉사단으로 우뚝 섰다. BBB운동은 월드컵(2002년 6월)을 비롯한 부산 아시안게임(2002년 9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2003년 3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03년 8월) 등에서 활약하며 호평을 받았다. 월드컵 당 시에는 석 달 만에 2만5000여 건의 통역 실적을 기록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 도 했다. ◆ 외국인들의 문제 해결사=BBB 자원봉사자들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통역 해결 사로 활약 중이다. 외국인들은 숙소 안내, 공항 이용 등 다양한 내용으로 전화를 걸어오고 있 다. 독일어 자원봉사자인 이현지(49.여)씨는 지난 7일 한국산 대추차를 싸게 사고 싶다며 전 화를 걸어온 독일인 관광객에게 가까운 할인점의 위치를 알려줬다. 일선 경찰서 외사계 등에서도 외국인 범죄 피의자 조사 때 수시로 BBB 자원봉사자들에게 전 화를 걸어 도움을 청한다. BBB운동은 지난해 10월 대표번호 등이 적혀 있는 카드 10만 장을 일선 경찰관들에게 나눠준 바 있다. 이색 사례도 있었다. 태국어 자원봉사자인 손미라(35.여)씨는 지난 2월 서울 S병원 의사로부 터 전화를 받고 한 태국인 여성 환자에게 "당신의 병명은 뇌졸중이며 생명을 잃을지 모른 다"는 사실을 전했다. 손씨는 "태국인 환자가 덤덤하게 ''내가 죽더라도 시신을 태국으로 옮 겨달라''고 부탁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통역 언어별로는 영어(40%)가 가장 많았고 러시 아어가 그 다음을 차지했다. ◆ 제2의 도약=BBB운동은 중앙일보와 함께 23일 ''남산 걷기''행사를 열기로 했다. 특히 5 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와 10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에 대비해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추가로 모집할 방침이다. 5월 중순부터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휴대전화를 무료로 빌려주는 ''BBB Phone''캠 페인도 함께 벌일 계획이다. 이제훈 한국BBB운동 회장은 "출범 3주년을 맞아 휴대전화 임대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시 로 서비스받을 수 있게 되면 통역 요청 건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위 해 운동본부 측은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 750대를 마련키로 했다. ◆ BBB(Before Babel Brigade)는 "바벨탑 이전의 시대에 인류의 언어는 하나였다"는 구약성 서에 근거해 언어의 불편이 없는 지구촌을 만들기 위한 언어.문화 봉사단을 뜻한다. ''소통 의 장벽을 넘는 언어.문화 서비스''란 슬로건을 내걸고 2002년 4월 25일 출범한 한국BBB운 동은 현재 17개국 언어를 사용하는 2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