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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9[중앙일보] "BBB 참가" 신바람 러시 - 스페인어 달인, 일어 독학 노인, 귀화 러시아인 …
외국인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통역 등의 도움을 주는 봉사단인 BBB(Before Babel Brigade)
운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8일 자원봉사자 추가 모집을 시작하자(본지 4월 19일자 11면) 대학교수.공무원.주부
등 각계각층에서 신청자가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신청자 중에는 해외 주재원.해외 인턴십.유
학 등 국제 경험이 풍부한 봉사자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스페인어 봉사를 신청한 남미진(29.여)씨는 1999년 10월 교육부 주최로 열린 전국 대학생 외
국어 경시대회에서 스페인어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재원이다. 대원외고와 고려대에서 스페인
어를 전공한 남씨는 영어회화에도 능통해 스페인어.영어 등 2개 언어로 봉사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유학파인 살레시오 수도회 서정관(47) 수사는 "성직자로서 영적인 도움뿐 아니라 의
사소통의 도움도 나누고 싶다"며 이탈리아어 봉사에 동참했다. 서 수사는 89년부터 92년까지
이탈리아 로마 살레시오 대학에서 유학 생활(언론학 전공)을 했다.
부산외대 재학생 118명은 다음달 15일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를 맞아 단
체로 신청서를 냈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 인턴십이나 어학연수를 경험한 대학생이다.
이색 신청자도 많았다. 2002년 귀화해 러시아인에서 ''진짜''한국인이 된 김성일(22.러시아명
알렉산데르)씨는 러시아어 봉사에 합류했다. 김씨는 "한국인으로 새 삶을 시작한 만큼 한국
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외사과 여인엽
(29) 경장은 2000년 경찰이 되기 전 중국어 관광가이드로 3년간 일했던 경험을 되살려 중국
어 봉사자로 뛰기로 했다. 관세사 생활 40년 동안 일본어 실력을 갈고 닦았다는 김용직(81) 할
아버지는 일본어 봉사를 신청해 최고령 봉사자로 기록됐다.
한편 BBB 자원봉사자 추가 접수 11일째인 28일 현재 교수.대학생.주부 등 모두 613명이 참여
했다. 언어별로는 영어(265명).일본어(124명).중국어(77명) 순이었다. 한국BBB운동은 다음
달 14일 신청 접수를 마감한 뒤 자원봉사자 1000명의 명단을 발표한다.
참가신청은 전화(02-725-9108~9)나 홈페이지(www.bbbkorea.org)를 통해 하면 된다.
정강현 기자
2005년 4월 29일 중앙일보 사회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