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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7

[조선일보] 세계인의 날, 다문화 사회로 가자

매년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세계인의 날'이란 다양한 민족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로 2007년 법무부가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의해 제정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간 이해와 존중이 절실함을 반영한 것이리라.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벌써 120만명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단순히 거주 외국인 수가 많다고 다문화사회라 칭할 수 있을까.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사회는 서로 다른 피부색•문화•언어를 뛰어넘어 서로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함께 어울려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사회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되려면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등을 바라보는 편견 섞인 시선과 차별이다. 특히 백인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면서도 흑인 및 동남아시아인에 대해선 무시하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칫 차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어 국민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언어소통'의 부재도 걸림돌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을 나누지 못해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이 '벽'은 오해와 갈등을 증폭시킨다. 특히 다문화가정에서는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와 갈등이 이혼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원활한 언어소통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은 생활 곳곳에서 언어장벽에 부딪혀 불편함을 겪는다. 한국어가 서투른 외국인은 감기 같은 일상적인 질병에도 멀리 있는 외국인 지정병원까지 찾아가야 하고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재료나 맛을 물어보기 어려워 옆 테이블에서 먹는 음식을 눈대중으로 주문하기 일쑤다. 물론 이런 문제는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면 되는 일이지만 누구나 다른 언어를 익히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내•외국인 간 언어소통이 필요할 때는 1588-5644로 전화를 걸어 BBB(Before Babel Brigade Korea)통역봉사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BBB코리아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작한 세계 유일의 휴대전화를 통한 언어•문화봉사단의 네트워크다. 37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17개국 언어통역을 수행한다. 세계인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가 다문화를 포용하는 열린 마음과 인프라로 선진 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그날을 간절히 그려본다. 입력 : 2010.05.19 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