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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2[BBB라운지] 서동욱 중국은행 부지점장
`간단한 통역도 외국인에겐 큰 도움`
벌써 12년 전의 일이다. 어느 시중은행에서 일하던 나는 6개월간 중국 연수를 받으러 대만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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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까지 2년 정도 중국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타이베이에서 택시를 잡는 데서부터 숙소를 정하는 일까지 사사건건 언어의 벽에 부닥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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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사는 내가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숙소를 잡는 데도 전화로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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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집은 구했는데 상대방이 한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 또 문제였다. 배정받은 방이 창문도 없는 가건물의 허름한 방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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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통한 언어 자원봉사인 BBB운동 소식을 접했을 때 나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처음 대만에 갔을 때의 그 당혹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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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누군가의 간단한 통역 도움만 받았어도 그렇게 황당한 일은 겪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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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수를 마친 후 한국계 은행 중국지점, 중국은행 한국지점에서 일하며 어느덧 한국 금융계의 중국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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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내가 당했던 일을 지금 방한하는 많은 중국인이 겪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서슴지 않고 BBB 참가신청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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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중국인이 한국에 와 언어의 벽 때문에 난감해하는 모습을 본다. 이 운동을 통해 그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