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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메트로] 다문화가족에 병원 문턱 낮춰요
 
[메트로] 다문화 가족에 병원 문턱 낮춰요
 
 
 
"베트남 임산부가 자연분만을 할지 제왕절개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복부에 수술 흔적이 있어요. 예전에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물어봐 주세요."
 
베트남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을 온 결혼이민자 응웬리(24)씨는 늦은 밤 시작된 산통으로 인근 의료기관의 응급실을 찾았으나 긴급한 상황임에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
 
당직 의료진은 긴급히 한 민간봉사단체에 통역 도움을 의뢰했고, 무사히 분만을 마칠 수 있었다.
 
 
국내 체류 외국인 140만명, 다문화 사회로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응웬리씨처럼 일상 생활 속에서 언어의 장벽에 부닥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우리나라 다문화가정은 26만6547가구로 결혼이민자·귀화자는 28만3224명, 배우자 23만4505명, 만 9~24세인 자녀는 6만6536명에 이른다.
 
이들이 당면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소통이 세밀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에서 모두 외국인도 편안하게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가정 자녀 3명 중 1명은 베트남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을 정도로 베트남 신부는 급증했다.
 
이들이 의료기관을 찾았을 때 직접적으로 겪는 어려움이 의사소통이다. 상당수 결혼이민자들이 농어촌 등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먼거리를 이동하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어렵게 만난 의료진에게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환자와 의료진이 모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언어·문화 부문 비정부기구(NGO)인 BBB코리아는 세브란스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차병원, 한양대병원 등 11개 의료기관을 포함해 기업이나 사회단체, 지자체 등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4000여 명의 언어 봉사자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모두 18개 언어를 24시간 휴대전화로 통역 봉사를 벌이고 있다.
 
의료기관의 특성상 신속한 통역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야시간이나 새벽에도 통역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응급상황은 물론 진료 과정 전반에서 일어나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도움을 주고 있다.
 
 
외국인 환자들은 병원 진료 뿐 아니라 의약품을 복용하는 일도 내국인에 비해 훨씬 어렵다.
 
최근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 가족을 위해 외국어와 한국어를 함께 활용한 복약 안내를 6개 언어로 하고 있다.
 
아울러 강서구는 관내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국제 간병인``을 육성하고 있다.
 
관내 거주 결혼이주여성 중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간병교육을 실시하고, 언어가 통하는 외국인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구는 현재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분야에서 국제 간병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외국인 환자와 전문 의료인을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배동호 기자
 
URL : http://www.metr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615